https://www.lezhin.com/ko/comic/ee/125
학교갔다 돌아오니 집엔 아무도 없고
팥칼국수 한 그릇이 놓여있었다
생전 처음 겪는 갑갑한 맛이었다
반쯤 먹었을 때 엄마가 옆집아줌마와 함께 돌아왔다
엄마 눈에는 내가 굉장히 맛있게 먹는 것처럼 보였는지
팥칼국수 처음 먹는데도 잘 먹네 맛있지?하고 물었고
나는 거기다 대고 최근 먹은 음식 중 제일 맛없다고 했다
너무 맛없는데 배고파서 할 수 없이 먹는다고
아줌마의 당혹스런 미소와
흙빛이 된 얼굴로
애들이 뭐 맛을 알겠냐며
다급히 변명하는 엄마
뒤늦게 눈치챘다
아 이거 아줌마가 만든 건데
내가 주둥이를 잘못 놀렸구나
Z에게 이 얘기를 하자 자기도 어릴 때
엄마친구들이 해준 옹심이팥죽과 팥국수를
너무 노골적으로 완강히 거부한 게
아직도 죄송하다 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앙버터를 반씩 갈라먹었다
철없던 우리가 팥을 먹습니다
당과 지방을 듬뿍 버무려서
728x90
'발자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화] 먹는존재 외전_08. 홉 (0) | 2018.11.14 |
---|---|
[만화] 먹는존재 외전_07. 향신료 (0) | 2018.11.14 |
[만화] 먹는존재 외전_05. 다래 (0) | 2018.11.13 |
[만화] 먹는존재 외전_04. 고추 (0) | 2018.11.13 |
[만화] 먹는존재 외전_03. 산삼 (0) | 2018.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