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해서 흔들렸다.

 

건강식에 집착할수록
못된 음식에 대한 갈망도 심해졌다.
그 중에서도 유독 참기 힘든 것은
빵과 떡볶이와 닭강정이다.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든 강적들이나
떡볶이가 아주아주 간발의 차로 1위.
떡볶이가 먹고 싶어지면 대책이 없다.
떡볶이 생각에 종일 갇혀버린다.

 

떡볶병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동생이 사준 떡볶이.
근데 이게 또 까다로운 것이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딱 그 맛을 먹지 못하면
진짜 세상 개좌절스러운 게 떡볶이라는 음식인데
이거는 92% 이상향에 근접한 맛이었다.
말랑한 떡과(엇 근데 쌀떡인지 밀떡인지 긴가민가
어쨌든 밀떡파인 내 입에 거부감 없었음)
매움보단 단맛에 방점이 찍힌 양념.
행복의 면사리와 축복된 오뎅.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떡볶이 절친 튀김만두.
튀김. 만두.
내가 환장하는 두 가지가 합체됐다.
아아
그런데

 

우연히 딴 블로그에서 봤는데
쇼트닝으로 튀겨냈다고 하네.
히익
쇼트닝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움찔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게 쇼트닝은 트랜스지방 덩어리고
트랜스지방은 단순당과 더불어
현대 식생홯 최악의 빌런이기 때문에.

하지만 요새 부쩍 자주 느끼는 건
어떤 유익한 음식도 해로운 음식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맨날 새까맣게 태워먹고 삽으로 퍼먹으면 나쁘고
적당히 골고루 먹으면 괜찮다는 거.
특정 영양소에 대한 평가가 때에 따라
백팔십도 뒤집히는 일도 많고.
개인차도 정말 크고.

 

찾아보니 요즘 쇼트닝은
트랜스지방을 제거해서 나온다네.
(그게 무려 2006년 기사)
그리고 뒤이어 찾아낸 것은
기름의 종류보다 그것을 얼마나
여러 번 재사용했는가가 중요하다는 견해.
오메가쓰리가 넘쳐흐르는 고급 불포화지방도
콜라색깔 될 정도로 태워먹으면 소용없다고.
이 견해도 언젠가 뒤집힐까 궁금하다.
알고 싶으면 등산하고 풀뿌리 캐먹고
오래 살아야 되는데.

분식집에서 건강 따지는
부질없는 짓을 하며
즐겁게 먹었다.
동생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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