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동 식자재마트를 구경했다.
형형색색 다양한 주전부리가 너무 많아
오히려 아무것도 못 집어들겠는 곳인데

이 물건에 시선이 멈췄다.

정체불명의 열매 그림과
미키마우스의 생뚱맞은 조합,

 

심지어 미키가 열매를 등지고 있어.
마치 갑자기 끌려와서 카메라가 어딨는지도 모르고
얼떨떨하게 홍보하는 모델처럼.
암튼 저 껍데기에 이상하게 꽂혀서 구입.
2500원쯤 했던 듯.

포장을 뜯다가 움찔했다.
안에서 즙이 새어나온 모양인지 겉에 뭔가가 끈적하게 묻어있다.

 

보이는 그대로의 맛.
단맛과 신맛이 두드러지는, 적당히 쫄깃하게 씹히는 젤리였다.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은 약간 퀘퀘한 듯 생소한 잡내가 감돌았다는 거.

첫인상은 누가 봐도 엄청 불량식품인데
불량식품이라면 절대 일부러 첨가하지 않았을 퀘퀘함으로 인해
묘하게 자연유래성분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겉에 쓰여진 한자 果丹皮로 검색해봤다.
쓰고 보니 참 직관적인 이름이다. 과일의 붉은 껍질.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간식으로 궈단피라 읽는다.

중국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데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아니 무슨 애들이 군것질로 소화제를 먹어.
대단한데 중국.


암튼 결론은 단맛과 신맛과 퀘퀘함의 조화
그리고 이에 설겅 씹히는 느낌이 좋아서(+효능도)
기회 되면 또 사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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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앞 화단에 쪼끄만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에
산사나무라고 써있어서 아 저게 궈단피 재료인가 했는데
이 산사와 그 산사는 다르다고.

 

얼마 전 건대 중국 식자재마트에서 발견한 산사열매 병조림(우측 상단),
과연 집앞 산사열매보다 훨씬 알이 굵다. 저것도 먹어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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