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새벽같이 도서관에 나왔으나 간발의 차로 VIP석을 빼앗김. 원통하다!

-어려운 미팅을 앞두고 왕뾰루지가 나는 징크스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터졌는데, 마스크가 그것을 완벽하게 가려주어 전염병 시국의 몇 안 되는 효용을 다시금 체감하였다. 다만 긴장하면 아무말을 지껄이며 오바싸는 기질까진 차마 가려주질 못하여…결국 나는 또 자폭. 멸망. 그러나 삶은 팥과 더덕을 먹고 다음날 개같이 부활했다. 더 이상 무의미한 반성따윈 하지 않는다…오바의 횟수를 최대한 늘려서 수치심을 마비시키는 수밖에는…!

-재채기를 좀 조용히 할 수는 없을까? 소싯적의 재채기는 이를테면 공기 90 소리 10의, 공공장소에서 존재감을 거의 발휘하지 못하는 바람 새는 소리에 불과하였으나 늙을수록 소리의 비중이 점점 커져서 지금은 재채기 소리를 한글로 명확하게 표기할 수 있게 되었다. 으에헤이!!! 이래서는 곤란하다. 또렷하게 받아쓰기가 편하면 편할수록 죄질이 나쁜 재채기이기에(나만의 양형기준). 최소한 저 으에헤이 중에서 으에만 빼도 덜 주책맞겠건만 영 고쳐지질 않는다. 재채기 볼륨조절 능력이 생기면 좋겠다.

-2010~2020년 사이에 발매된 K팝에 뇌를 저당잡힌 듯.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 파도타기하며 아아 명곡…이것은 참으로 명곡이다…!를 몇번 반복하니 세시간이 우습게 순삭됐다. 2NE1 [I love you]로 대미를 장식하고 흐느끼며 잠들었다. 들을 때마다 느끼지만 외롭고 슬픈 밤의 몸부림과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불후의 명곡이다 진짜.

-책을 받아봤다. 골백번은 더 검토하고 뜯어고친 글이라 쳐다도 보기 싫을 줄 알았는데 실물을 받고 의외로 크게 감동했다. 서서 한참을 집중해서 읽었다. 심지어 재밌다고 느껴버렸어. 지가 쓴 책을 재밌어하다니 좆같은 팔불출 납셨네 싶었지만 원래 시간과 정신력을 쏟아부은 일에는 꼴사납게 집착하는 것이 인지상정. 그것을 이번에 제대로 실감했다. 여럿이서 그렇게나 마르고 닳도록 검토하고 수정했는데도 고치고 싶은 부분이 군데군데 보인다는 게 정말이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최종, 최종_2차, 최종_3차, 진짜_최종, 진짜진짜_최종, 진짜진짜최종중의_최종, 진짜진짜맹세코최종_완전끝디엔드 이지경까지 가서 편집자를 혼절하게 만든 누군가의 심정을 이제 이해한다. 이렇듯 여러 가질 깨닫고 느끼게 됐지만 앞날이 어찌될지는 전혀 모르겠다. 진인사대천명-진인사대천명-만 염불처럼 외다가 아니 솔직히 내가 하늘을 움직일만큼 뭐 대단한 저거를 했냐 하면 그건 아니지 않나, 고생한 걸로 따지면 진인사대천명을 간절히 외는 인간들 중 하위 20%급에나 간신히 속하지 않을까 싶어 시무룩해지는 것이다. 아이고 나는 모르겠다!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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