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티를 짜기 시작하자마자 우울감이 극단으로 치닫는구나. 그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지 우울새끼는.

- 트위터 언제 그만두지. 독백과 다름없는 식사일기를 쓸 뿐이고 이렇다할 사건사고도 없었는데 쌍팔년도 미스코리아 수영복 차림으로 사교파티장에 던져진 느낌이 들고 그것을 점점 견딜 수 없어진다. 내 정신상태의 물렁함이 곤약만도 못한 수준이라는 걸 자꾸 까먹는데, 그렇다고 계속 의식하며 살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게 된다. 주제넘은 얘기지만 직업적 셀럽의 멘탈이란 대단한 것이다. 그 단단함 혹은 상처의 깊이를 짐작도 못하겠다.

- 다음주에 드디어 저승사자들이 집에 방문한다. 더는 대청소를 미룰 수 없게 되었는데 청소할 정신력이 완전 바닥났다. 정말이지 일하면서 집을 깨끗이 유지하는 이들만큼 위대한 수퍼히어로가 없어뵌다. 초능력이 생긴다면 부디 자연치유능력 & 자동 청소세탁능력 패키지로.

- 좀 오랜만에 만난다 싶은 친구는 기본이 5년만이고 10년 12년만인 경우도 드물지 않다는 것이 끔찍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너는 어떻게 하나도 안 변했냐는 말을 덕담으로 주고받는 것도 정신이 혼미해지는 지점. 젊은애들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면 보통 변화를 칭찬하지(예뻐졌다 살빠졌다 등) 변화없음을 칭찬으로 여기는 건 존나 가망없이 늙었다는 증거잖여. 하긴 알 게 뭐여. 그럼에도 반가움이 그 모든 끔찍함을 압도한다는 것에 매번 감동받아버린다.

- 공중화장실에서 손 씻고 물 묻은 손을 자연풍에 몇 번 털면 금세 뽀송해진다. 툭하면 산불이 날만하다. 올해 농사랑 임야 상태 여러모로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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