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지뢰찾기 게임 횟수 현재 5154판. 이 글을 올릴 때쯤이면 분명 더 늘어있겠지.



_순대국집 옆자리에 초로의 운수업 종사자 둘이 앉았다. 마침 TV 뉴스에선 우버 등 차량공유경제와 이에 따른 일자리급감 화두가 나왔다. 곧 엄청난 비분강개의 언어가 쏟아질 거라는 내 예상과 다르게, 그들은 차분히 자신들의 예정된 퇴장과 소멸을 얘기했다. 기품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제 자기 존재가치의 소멸을 관조하는 것만이 AI시대에서 인간이 존엄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인가 싶어 스산해졌다.



_순대국집 만두국집 국수집 사이시옷 아직도 너무 쓰기 싫다. 근데 귀갓길은 아무렇지 않게 쓴다. 나는 먹을것에 감히 시옷이 끼어드는 걸 용서할 수 없는 것 같다.



_버스 앞자리 노인이 다음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 눈치인데 하차준비가 좀 많이 늦었다. 역시나 버스는 노인이 하차단말기에 카드를 찍기도 전에 문닫고 출발. "내려줘요!!! 기사양반 내려주시요!!!" 노인의 외침에 기사는 뭘 씨 아무데서나 내려달라 그래, 하고 짜증내며 차를 세웠다. 순간 내 바로 뒤에 앉은 사람이 낮게 숨죽여 웃었다. "후후훗쿠쿠쿸쿠쿸" 굼뜬 노인이 면박당한 걸 고소해하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웃음. 섬뜩했다.



_마음에 담은 몇몇 사람들이 더는 고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제발 건강하고 돈 많이 벌고 즐겁게 살길 바란다. 언뜻언뜻 떠오르는 몇몇 사람들은 망했으면 좋겠다. 너무 폭삭 망하지는 말고 딱 내 죄책감을 자극하지 않을 만한 선에서, 한달에 두어번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며 술자리에서 푸념하는 여유쯤은 누릴 수 있도록 인간답게 망하기를 빈다. 하지만 이들의 건강만은 망하지 않았으면 한다. 부디 튼튼한 육체와 말짱한 정신으로 볼품없는 삶을 오래도록 견디길 기원한다. 



_방금 엄마가 이런 카톡을 보냈다. 조금 웃다가 왠지 슬퍼지면서 맴씨를 곱게 써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728x90

' >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태의 길목에서  (0) 2019.02.11
연휴 3일  (0) 2019.02.06
우리의 문제  (0) 2019.01.31
테러집단과 지뢰찾기와 광기의 불완전연소  (0) 2019.01.25
마지막 부탁  (0) 2019.01.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