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02 미루던 건강검진을 갔다. 컨베이어벨트 위의 고깃덩이마냥 무념무상으로 검사절차에 몸을 맡기고 뭐 검진도 할만하네 진작 해치울걸 괜히 미뤘네 흥얼거리다가 유방검사실 들어간지 10초만에 내가 시발 바로 이것땜에 존나 오기 싫었음을 깨달았다. 진심 이게 최선인가. 어떻게 이런 개같은 호떡기계가 아직도 가슴조직 검사 장치로 애용되고 있는 건지 납득을 할 수가 없다. 2024년인데. 검사받는 내내 분명 이거보다는 나은 방식이 있을 것이다 있어야만 한다 시발 개새끼들아!! 하고 속으로 울부짖었다. 여성질환센터 의사의 묘하게 질책하는 듯한 태도도 마음에 자국을 남겼다. / 장시간의 공복 피로 허탈함이 겹쳐 그런지 귀갓길에 참을 수 없이 배가 고파져서 굴밥정식을 거하게 먹고 중국마트 가서 훠궈소스 물만두 양고기를 사고 집에 들어갔다가 저녁 때 기어나와 S카츠에서 특돈까스를 시켜먹었다. 맛있었다. 시발비용을 너무 썼다. / M 통화하다 조금 울었다. 나는 너무 불안에 취약하다 앞으로 내 몸이 내게 보낼 신호의 대부분이 고통이고 그 비율도 강도도 점점 높아질 텐데 무서워서 어떻게 사나 암담해졌다 노년을 버틸 자신이 없어졌다 그래도 M 고맙다 강해져야 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 I에게 연락했다. 바쁘고 힘들 텐데 시간을 내어 고마운 얘기를 해줬다. 그의 심신이 빨리 평온해지길 바랐다.

 

241003 밖에 안 나가려다 하늘이 너무 예뻐서 짧은 산책을 하고 공짜운동기구에서 상체운동을 조금 했다.

 

241004 아주 잘 자고 일어나도 금세 피로감이 든다. 자꾸 최악의 가정을 하게 돼서 정신을 얼른 다른 곳으로 분산시키고자 영화를 예매했다. / [조커 : 폴리 아 되] 1편이 특정 집단에게 미친 악영향을 반성하고 수습할 목적으로 만든 걸까. 아니 사실 1편도 그들에게 썩 친절한 태도는 아니었다는 걸 생각하면 초기 제작 단계에서부터 이런 맺음을 염두에 뒀을지도. 좀 더 찾아봐야겠다. 사실상 뮤지컬 영화였으나 음악이 취향에 맞지 않아서 거의 대부분의 뮤지컬 시퀀스가 지루하게 느껴졌다. 중반부를 거의 졸면서 봤는데 글쎄 잘 모르겠다. 영화 연출상의 패착 탓이 아니라 체력 저하로 집중력이 떨어졌거나 영화 끝나고 병원 가야 돼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뇌가 뻗어버린 것일 수도. / 병원까지 걸어갔다. 날씨가 진짜 좋았다. / 병원은 신축인 듯 깔끔. 그러나 문진할 때 나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실 생각은 없는 듯했다. 의사선생님이 약간 홈쇼핑 쇼호스트같이 생긴 미녀라 믿음이 가지 않았으나 곧장 내 뿌리 깊은 편견을 반성 또 반성. 결과적으로는 무난. 생각보다는 덜 절망적인 결과. / 나름 가벼운 마음으로 롯데리아 가서 고양이가 준 데리버거 쿠폰을 써먹었다. / 토마토양고기물만두배추 훠궈를 해먹었다. 배불렀는데 맛있어서 한 국자 더 퍼먹었다. / 짧은 저녁산책 - 요거트 브로콜리 사과1 레몬2 구입 / 빈혈 때문에 피곤한가 싶어서 철분제를 알아보다 뜬금없이 야구 예매

 

241005 정말 너무너무 푹 잘잤다 간만에 8시간 잠 / 꿈에서 꼴뚜기랑 거의 사귀는 것과 다름없는 스킨십을 했다 / 9시 반쯤 도엠도서관 도착 - 아무글이나 막 싸질렀다 글 진짜 너무 못 쓴다 어떡하냐 / 아무 이유 없이 비싼 밥을 먹었다 고급 꼬막비빔밥 정식 - 맛은 그냥 그랬는데 서비스가 너무 황송하게 좋아서 이방처럼 등을 구부리고 먹었다 / 깽뾱도서관 가서 끼적끼적 쓰레기글 쓰고 딴짓하다 3시쯤 집으로 / 무인아이스크림점 탐방 - 무려 세 군데에서 쑥이랑떡이랑 발견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 집에 와서 유투브 보고 노닥노닥 / 집 근처에서 하는 공연 보러 나갈까 말까 한참을 망설이다 귀찮아서 주저앉음. 늙었구나!

 

241006 오전에 도서관 컴실에서 글을 썼다. 쓰려고 했다. 사실상 안 쓴 거나 다름없다. 쓸만한 문장이 하나도 없다. 감을 잡으려고 유명 작가들의 에세이를 빌려와 읽었다. 다들 잘쓴다 진짜 개잘쓴다 너무 좋다 남의 글을 읽는 건 정말 즐겁다! / 예매해둔 한국시리즈 KT LG전을 봤다. 극장에서 야구중계를 보는 건 처음. 만족했다. 급격히 떨어진 체력과 집중력 문제로 세시간 넘게 앉아있을 수 있을까 걱정을 하였으나 시간이 후딱 갔다. 정크푸드는 컴컴한 상영관보다는 탁 트인 구장에서 먹는 게 제맛이긴 한데 집 근처 극장의 푹신한 좌석에서 선수들 얼굴 크게 보며 간편하게 현장감을 느끼는 메리트가 컸다. 옆좌석 관객들의 환호와 탄식도 야외보다 더 피부에 와닿는 느낌이었다. 우리팀 수비실책 때 장내를 뒤덮는 아!!!!!!!!! ㅅㅂ뭐야? 저걸 왜못잡아? - 나도 반사적으로 그러긴 했는데 괜히 또 반성했다. 그 누구보다도 공을 놓치기 싫은 건 선수 아냐? 넌 실수 안해? 저거 잡겠냐고? 공 안맞을라구 웅크리지나 않음 다행이지. 하지만 한편으론 그런거저런거 사정 다 봐주면서 따사롭게 타인을 바라보는 인간세상 솔직히 말이 되나 싶다. 남의 속내야 어떻든 일단 서로 경솔하게 할퀴고 멱살잡고 좌충우돌 흘러가는 게 인류의 진화방식이라는......뭐랄까 누구나 아는 생각을 뭐 대단한 것인양 야구 보다 곱씹고 앉았다. 야구선수들의 몸은 참 두툼하구나, 하고 새삼 생각했다. / 지인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역시 나는 경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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