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012 지각하는 인간 따로 있고 뼈빠지게 일하는 인간 따로 있고 속으로만 이 상황을 못마땅해하다 혼자 화가 폭발해서 미쳐버리는 인간 따로 있다. 공간 자체도 별로였고 좋다고 몰려다니면서 특권을 뻐기는 듯한 인간들도 재수없고 그 와중에 과자 무료쿠폰 써먹으려고 줄 길게 서있는 것도 꼴보기 싫고 암튼 모든 게 다 짜증났다. 짜증을 주체할 수가 없어서 일정 중간에 도망쳤다. 충동적으로 뛰쳐나오면서도 슬쩍 걱정이 됐다. 왜 이렇게 짜증이 나지? 근육이 너무 없어서 그런가? 난생 처음 PT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41013 도서관에서 몇 시간째 머리를 쥐어짰으나 글이 진짜 더럽게 안 써졌다. 근육이 없는 탓이다. / 그래도 오늘은 지보이스 공연을 볼 예정이라 기분이 좋다. 공연장 옆 벤치에 앉아 일행을 기다리는데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다가오는 자기 친구들을 발견하고 한숨쉬며 뱉은 말을 잊을 수가 없다. “에휴…저것들 진짜 인권운동하게 생겼네…” / 멋진 공연이었다. 다들 곱고 귀엽구만! / 근처 태국식당에서 뿌팟뽕커리 왕갈비쌀국수 똠양쌀국수 공심채볶음 솜땀을 먹었는데 정말 맛있었고 사장님의 자신감이 멋있었다.

 

241014 세 끼중 두 끼를 나물잡곡볶음밥으로 먹었다. 건강검진을 반짝 의식한 한정판 식단. 과연 얼마나 갈 것인가. / 피티 상담을 갔는데 엄청 다정하게 라포를 형성하는 선생님께 친밀감과 저항감을 동시에 느낌. 좋긴 좋은데 마음에 거미줄이 열 가닥쯤 들러붙은 느낌이다... / 글 한꼭지를 겨우겨우 써 보냈다. 역시 안 풀리는 초반 글은 필요 이상으로 부정적 절망적임. 괴롭지만 쓸만한 게 나올 때까지 쓰레기를 뽑아내며 버텨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네. 근육이 필요하다.

 

241015 N과 술 한방울 없는 건강약선밥상을 앞에 놓고 네 시간을 정신없이 떠들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 놀랐다. 정말 즐거웠다. 중노년의 기쁨은 현미찹쌀밥 색깔인 것 같다.

 

241016 계속되는 동네 헬스장 투어. 오늘은 골반이 크다고 칭찬받았다. 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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