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_날씨가 좋다. 샹치를 봤다. 재밌었다. 양놈들 입맛대로 신비롭게 치장한 동양풍의 어쩌구가 미치게 좋아서 눈물이 줄줄 났다. 디즈니 주식을 2주 샀다. 동생이 테슬라를 태워주고 떡볶이와 튀김만두를 사줬다. 힘든 상황에서 각자 최선을 다해 사투를 벌이는 가족 모두를 존경하게 됐다. 존경하는 사람들을 가족으로 뒀다니 세상 복 받은 팔자라 생각했다. R이 살아있다. 살아서 규칙적으로 먹고 자고 운동하며 무언가를 끊임없이 보고 듣고 읽고 쓰고 그리고 있다. 백신 1차 접종  후 심각한 증상 없이 2주가 지났다. 집 근처에 대왕 카스테라집이 생겼다. 만화 원고 마감을 하고 음식글을 썼다. 하고 싶은 것들(새 만화, 글, 그림, 유튜브, 어학공부, 코딩공부, 금융공부)이 계속 떠오른다. 술과 게임과 나쁜 음식을 잘 참고 있다. 냉동칸에서 천년만년 굴러다니던 정체불명의 덩어리가 녹여놓고 보니 갈비탕이었다. 

bad_글 원고량이 지나치게 적다. 양과 질 모든 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꼭 고점일 때만 주식을 사는 것 같다. 가족 중 내가 가장 쓰레기같이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 가족을 존경하네 마네 이딴 오바싸는 소릴 하면 꼭 보란 듯이 속 뒤집어지는 일이 터지는데 괜한 방정을 떤 것 같다. R의 식습관이 무너질 조짐이 보이면(식단에 인스턴트 및 자극적인 음식의 비중이 슬금슬금 늘어난다거나) 신경이 심하게 곤두선다. 또 남의 글과 만화와 드라마를 보고 질투했다. 너무 질투가 나서 아예 손조차 못 대는 콘텐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술과 게임과 나쁜 음식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는 데에 너무나 많은 정신력이 소모된다. 쉬지 않고 일하는데 아무도 내가 일하는지 모른다. 다들 뭐하냐고 물어본다. 홍보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조차 한 개도 안 하는데 될까 모르겠다. 바닥난 자신감과 앞날에 대한 불안 때문에 어디에도 몰입이 안 된다.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갈수록 점점 더 연락을 못하겠다. 갈비탕이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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