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_관상용인줄로만 알았던 집앞 꽃사과나무가 실은 식용 산사나무라는 것을 알았다. 나무 아래서 열매를 줍는 할머니에게 직접 물어봤다. 초면의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것은 내게 굉장히 힘든 일인데, 용케 물어볼 생각을 하고 그것을 바로 실행에 옮겼다는 게 아주 대견해 죽겠다. 참고로 할머니는 그 산사열매로 효소와 술을 담근다고 한다. 한때 만원돈이었던 계란 한판이 4980원까지 떨어졌다. M님의 메일을 받고 정말 너무 기뻤다. M님은 영어를 쓰고 나는 한국어로 답했는데, 서로 다른 언어로 자연스럽게 마음을 주고받았다는 것이 뭔가 따뜻한 마법같고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bad_고구마를 오래 보관하려면 신문지가 많이 필요한데 눈씻고 찾아봐도 없어서, 난생 처음 신문지 11Kg을 돈 주고 샀다. 집에 쌓인 신문지 뭉치를 학교 폐품 수거일에 왕창 갖다냈던 일이 전생처럼 느껴진다. 뽀모도로 타이머로 한동안 순조롭게 작업하나 했는데 몸 안 좋고 울적한 요즘 같은 땐 아무 소용없다. 50분 작업-10분 휴식 루틴이 10분 작업-50분 휴식으로 망가져버렸다. 꾸준히 일기를 올리는 어떤 블로그를 보다가 지나치게 재밌어서 기분이 상했다. 글에서 막 진정성 생동감 유우머 따위가 막 넘쳐나고 난리났는데 그 블로그 주인도 지 글 지가 재밌는 거 알고 신나서 쓰는 게 너무 느껴져 존나 얄미웠다. 내 글이 구리다는 생각을 안할 수가 없다. 급기야 유튜브에 '에세이 잘 쓰는 법'을 검색해버렸다. 뾰족한 답은 당연히 못 얻었고 (유튜브에서 가장 뾰족한 건 썸네일에 박힌 제목이다) 이걸 검색했다는 사실만 죽도록 수치스러웠다. 동네의 익숙한 가게들이 망해나가고 있고, 그 빈 자리를 24시간 무인 찌개 판매점이 채우고 있다. 온 마음을 다해 쾌유를 빌어야만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머지않아 나 자신도 거기에 추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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