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_내 무능에 조금은 적응한 것 같다. 글 쓰는 시간을 필사적으로 늘리고 있다. 뽀모도로 시간관리법이 효과가 있다. 글을 쓰다가 슬슬 잠이 온다 싶을 때 대작가의 책을 필사하면 정신이 번쩍 든다. 좋은 문장의 각성효과란 대단한 것임을 즐겁게 실감 중이다. 이 와중에 책을 꽤 읽었다. 스쿼트를 많이 했다. R이 잘 살고 있는 듯하다. 옛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장미허브 잎을 깔끔히 다듬었다. 화장지를 싸게 샀다. 미세먼지 농도가 연일 좋다.


bad_날씨가 계속 나쁘다. 필사를 통해 잠을 깨워봤자 내 글을 쓰기 시작하면 바로 또 졸립다. 체체파리에 물린 것처럼 잠이 온다. 세상에 체체파리라니 대체 언젯적 파리인가. 옛날 만화백과사전에서 본 뒤로 진짜 백만년만에 떠올린 듯. 어릴 때 이 체체파리가 수면병을 옮긴다는 사실에 흥분하여 무척 기르고 싶어했던 기억이 난다. 수면병. 자다가 죽는 병. 개꿀. 그러나 수면병을 검색해보고 그 실상에 절망했다. 체체파리는 박제된 옛 기억 따위가 아니라 현재도 기승을 부리는 해충이며 그들이 옮기는 수면병은 자다가 쾌적하게 깩 죽는게 아니었다. 망가진 신경으로 인하여 몇년간 고생하다 죽는 병이었다. 잠은 신경손상의 한 증상일 뿐 다른 증상으로 지겹게 고통받다 죽을 확률이 적지 않았다. 역시 인간은 그리 쉽게 개꿀이 허용될 팔자가 아니다. 일하던 중간에 갑자기 그 옛날의 어떤 모임들 - 어쩌면 나를 지금보다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어줄 수도 있었던 중요한 자리에서 내가 뱉었던 개같이 부적절한 말들이 생각나서 한동안 심신이 정지됐다. 빠바 35주년 사은품인 롤케이크 담요가 갖고 싶어졌다. 사은품이 너무 갖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기분은 십억년 전 맥도날드 해피밀 스누피 인형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담요를 받으려면 빵을 이만원어치나 사야 한다. 아마 못 살 것이다. 일감 하나가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인데 오지 않았다. 아직 안 온 걸까, 잘린 걸까. 내일까지 안 오면 담당자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데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불안초조두근두근 막 난리났다. 사회적스킬 공적의사소통능력 회복탄력성 뭐 이런 거 이제 진짜 좀 갖추자 제발. 그나저나 유튜브 중독자의 기억 저 카테고리 비어있는 거 너무 신경쓰인다 뭐라도 빨리 채워넣고 싶다. 살인적인 스케줄에 별거별거 다 해내는 사람들을 최근 하도 많이 봐서 시간 없다는 핑계는 차마 양심상 못 대겠는데 이거저거 걱정하느라 진짜로 시간이 없다...


다시 good_수면병 경구치료제가 7월 FDA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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