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or bad_

공기가 너무 나쁘다. 옆나라에서 미친듯이 일하나보다.

집중력과 작업효율이 엉망진창이다. 멀쩡히 잘 일하다가 갑자기 이따 피곤해질까봐 미리 자빠져 자버린다. 이 사이클이 두어 번 반복되면 하루가 허무하게 녹아 없어진다. 매번 이런 꼴이다. 이 와중에 하고 싶은 일은 자꾸 생긴다. 지키지 못할 자기와의 약속만 계속계속 늘어나는 셈이다. 일종의 현실도피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쨌건 작업루틴을 다잡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버스에서 내리려는데 기사님이 실수로 문을 닫아서 몸이 끼었다. 페르시아 왕자 게임이었으면 몸통이 반으로 짤렸을 상황이었다. 문은 바로 다시 열렸고 다친 곳도 없었지만 크게 당황한 나의 마음을 기사님에게 어떻게든 전달하고 싶어졌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운전석 쪽을 바라봤다. 기사님이 화답하듯 백밀러로 사과의 눈빛을 쏴줬다. 엄청나게 간절한 진정성이 담긴 눈빛. 그만 고마워져버려서 꾸벅 목례하고 하차했다.

다섯 손가락 중 손톱이 가장 빨리 자라는 것이 중지라는 걸 알았다. 닷새간 습득한 지식 중에 이게 가장 맘에 든다.

R을 만났다. 오랜 친구들과 쌈밥을 먹고 커피와 빵을 먹고 양고기 먹을 약속을 잡았다. 그것만으로 석달치 행복을 넘치도록 채웠다. 뭐 또 며칠 안 가서 이런저런 일들로 속 끓이고 땅으로 꺼져들고 멘탈 박살나고 난리날 게 뻔하지만, 부디 그 때 이 순간을 되새기며 힘을 내기를. 이제 제발 좀 그래봐라.

모두가 고구마 선물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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