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_집이 더러워서 소름이 끼친 건 처음이다. 비트를 잘라놓고 설거지를 안 해서 피범벅이 된 듯한 중식도와 도마를 보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덱스터나 한니발도 나보다는 깔끔하고 예쁘게 살지 않겠나 하고 생각했다. 10개나 산 아보카도가 일주일이 지나도록 돌처럼 딱딱하다. 칼도 잘 안 박힌다. 식사빵도 아니고 육중하기 그지없는 맘모스빵을 매일매일 전투적으로 먹어치우고 있다. 제어가 안 된다. 집에 있는 것까지만 먹고 이제 진짜 빵을 끊을 생각이었는데 정신 차려보니 빨래판만한 맘모스빵을 두 개나 또 사왔다. 빵중독이다. 게임중독도 심각하다. 이젠 개선 의지조차 없다. 다람쥐 볼따구가 되도록 빵을 때려먹으면서 동태눈깔로 밤새도록 쥬시팡을 하는 내 꼴에 비하면 호머 심슨은 진짜 건실하고 지적으로 사는 거다. 심지어 도넛도 맘모스빵보다는 웰빙 아냐? 2021년 결산을 음력 설 직전으로 미루면서 꽤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한 내가 바보였다. 농담이 아니라 웬만한 일은 진짜로 이슬람 설날까지 미루게 생겼다.

good_해가 확연히 길어지고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빵 폭식 덕분에 기운이 뻗쳐서 하루 10키로는 우습게 걷고 달린다. 빵집 사장님 부부에게 생전 안 떨던 너스레를 떨면서 막 친목의 스몰토크를 나눴다. 노화란 대단하네. 아무짓도 안했는데 사교평가랑 화술 능력치가 저절로 올랐어. 아니면 설마 이것도 맘모스빵의 효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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