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원자재값이 많이 올랐다더니만 그것은 중국산이 더이상 저렴하지 않다는 의미였나보다. 팥 검색했다가 깜짝 놀랐다. 보통은 크게 차이가 났던 중국산 농산물과 국산 농산물 가격이 거의 들러붙어버려서. 중국이 이제 세계의 공장 역할을 맡지 않으면 소비자 물가는 어떻게 되는 거지? 미국도 흉작이라 하고…그런데 예상밖의 다크호스가 있었다! 페루! 페루산 팥이 중국산보다 훨씬 싸다! 거의 반값이다! 이렇게 세계는 인건비 싸고 작황 괜찮은 동네 이곳저곳에다 돌아가며 공장을 만드는 게릴라 각개전투 생산전략으로서 대 인플레이션 시대를 버텨나가게 되는 건가?

-싸구려 개저질 식재료가 가득한 내 취향의 중형마트가 집 근처에 생겨서 기뻐하며 애용중이다. 단지 직원들 개고생하는 게 너무 눈에 보여서 이용하는 것 자체가 송구스러운 기분인데, 어제 게맛살 코너를 서성이는 내 옆에서 재고 정리하는 직원이 너무나 또렷한 발성으로 “하………힘들어 죽겠네…………”라고 말하며 땅이 꺼져라 한숨을 푹 내쉬는 것이다. 그 통한의 말투가 가슴에 박혔다. 문득문득 곱씹게 된다.
아 맞다 거기서 990원에 전주 무슨 막걸리를 사고 롯데마트에서 표문막걸리를 무려 4500원에 사왔는데, 전주막걸리가 훨씬 맛있었다! 싸구려에 반응하는 내 입맛을 확인할 때마다 안심이 된다.

-찬바람 쌩쌩 부는 공동묘지의 비석에 앉아 끼니를 때우는 것이 썩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였으나 캐나다에 계시는 C님 동네의 기온을 확인하고 숙연해졌다. 체감온도 영하 51도. 러시아에서 정적을 숙청할 때 빨개벗겨가지고 물 뿌린 뒤 바깥에 내쫓아서 얼려 죽였다더구만 그 온도가 대략 영하 30도. 윽. 부디 캐나다의 지인들에게 늘 온기가 함께하기를. 아니 그나저나 어떻게 그 엄동설한에 사람한테 물을 뿌려 얼려죽일 생각을 할 수가 있냐 그냥 자비롭게 쏴죽이지. 인류와 다른 동물을 구별짓는 가장 큰 특징은 자기 동족을 최대한 악랄하게 괴롭힐 줄 안다는 점이 아닌가 싶고…존잘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에 취해서 이 드러운 종족으로 태어난 개같음을 퉁치고자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보았는데…남자주인공 배우의 이슈를 뒤늦게 확인하고 망연자실. 피할 수가 없네 피할 수가 없어.
영화는 멋졌다. 아니타와 리프와 베르나르도 나오는 신에서 완전 완전 완전 혼이 나가버렸다. 뮤지컬에 빠지면 집안 기둥뿌리 한두개쯤은 우습게 들어먹겠구나. 뇌를 꾸짖어서 싸구려에만 반응하게끔 세뇌합시다.

-모두가 선망하는 대기업에서 일하면 어떤 기분일지 간접(어 이 정도면 직접인가)체험중. 별로 부럽지 않아졌다. 직원들 고충이 장난 아니겠는데…이거는 연예인 걱정하는 격인듯. 시발 나나 잘하자 나나 제발 좀.

-일전에 탄수화물을 먹기 위해서라면 술을 안 먹어도 된다고 했는데 나를 너무 과소평가했다. 요즘 술과 탄수화물 둘다 미친듯이 먹고 있다. 술은 막걸리 빵은 맘모스빵. 금욕적인 식습관을 유지했던 2021년이 남의 인생 같다. 이대로라면 R보다 내가 먼저 죽겠지. R은 요즘 좋은 영양소를 골고루 잘 먹고 있다(박수 기립박수). 이왕 이렇게 된 거 지역별 막걸리와 맘모스빵 탐방이라도 할까 싶은데…하고 싶은 모든 짓은 3월달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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