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도조사가 너무 안 읽혀서 당황했다
남들이 다 재밌다고 한 장르문학은 대부분 재밌게 읽었으므로 칭찬이 자자한 이 작품에는 아무런 저항없이 푹 빠지겠거니 했는데, 놀랍도록 몰입이 안 되었다
근데 애당초 몰입하기 힘들게 생겨먹은 소설 아닌가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
주인공의 욕망이 뭔지 도통 와닿지 않고 등장인물이 떼거리로 나오는데 그 호칭이 일관되지 않고(본명으로 불렀다가 애칭으로 불렀다가 호로 불렀다가 직함으로 불렀다가 심지어 씨발 칼들도 다 이름이 있음) 누가 애비고 누가 아들인지 혼란의 도가니인데다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이 현재시점인지 과거회상인지도 헷갈리고 주요 인물들이 왜 이 산 저 산 이마을 저마을을 쏘다니는지 현재 어디에 있는지 - 이동의 이유, 현위치 등의 정보를 수시로 되뇌지 않으면 미궁속에 빠져버리고 생소한 한자어까지(청담회 자전 금린대 염방존 음호부 수진계 어쩌구)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
아니 나는 너무 신기한 거야
이게 집중이 돼?
요즘 세상에 이런 밤고구마 같은 텍스트를 어떻게들 술술 넘기는 거지?
작품의 무협세계관과 그 개미떼같은 인물들의 가계도가 나를 제외한 모두의 머릿속에 탑재된 건가?
아님 내 문해력이 박살난 거?
참고참고 억지로 1권 후반까지 읽다가 오락물을 이렇게 인내하며 읽어야 한다는 부조리를 도저히 못 견디고 내던졌는데,

너무나 찜찜했다
만인이 칭송한 작품을 전혀 소화시키지 못했다니 동아시아 집단문화에 충직하게 복종해온 일인으로서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
그러다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과 드라마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헉 이게 그 유명한 진정령의 원작이었어!!! 남자주인공이 천하절색임은 1초만에 알겠더군 굉장하더군)
드라마 애니 1편을 인강 보듯 시청하고 1권을 노트필기와 함께 2회독하는 눈물겨운 노력 끝에 간신히 정주행의 흐름에 올라탔다

이렇게까지 노력을 기울여 이 세계관에 끼어들어가려는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느덧 나무아래 눈가리개 키스신을 보고 비명을 지르며 방바닥을 뒹구는 지경에 이르렀고...

암튼 결과적으로는 만족중
아 픽션의 세계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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