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동네 도서관 정말 조용하고 좋다. 읍면지역의 낮은 인구밀도가 빚어낸 최적의 작업공간.
물론 작업환경이 좋다고 하여 결과물이 막 좋아지는 건 아님. 근데 또 작업환경이 나쁘면 귀신같이 아웃풋이 후져짐. 환장할 노릇.
내 내면의 사정이 어떻든 분명 쾌적한 공간이다. 허나 공유지의 평화란 살얼음판 같은 것.
한떼의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오자 금세 난리판이 벌어졌다.
목소리 볼륨을 낮출 의지가 전혀 없는 분들이었다.
왁자지껄한 대화에 해골이 빠개지는 스트레스를 느끼려던 찰나,
아...책 너무 좋다...이렇게 진열돼있으니까 너무 멋있고 좋다...여기 앉아가지고 다 읽구 싶다...어매 좋은거! 어매 좋은거!
대화 내용이 귀에 꽂혔고 그때부터 그들이 조금 애틋하게 느껴졌다.
대체 그리스인 조르바가 왜 명작인지 절대 모르겠다는 말을 끝으로 우르르 나가셔서 애틋함은 한층 더 진해졌다.
뭘 또 갑자기 애틋함씩이나 느끼고 그러는가.
여기 앉아가지고 다 읽구 싶다는 그 말에 담긴 뉘앙스가 절대 want의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불가능한 현실을 표현하는 가정법 wish였다.
그분들의 바람이 실현되어 읽고 싶은 책을 실컷 읽고들 사셨으면 좋겠다.
근데 조금만 조용히. 솔직히 진짜 개시끄러웠어.

- 덕통사고 당한 자들이 왜들 그렇게 SNS 계정을 따로 파는지 알겠다. 개주접을 참을 수가 없다.
실로 오랜만에 맹목적 광신과 po르노 중독 증상이 뒤섞인 흥분 상태를 겪는 중.
알게뭐여
뭔가에 홀딱 빠져서 돈이든 시간이든 마음이든 무언가를 흥청망청 써버리는 것도 다 한때여
행복한 줄 알고 마음 가는대로 살어 범법행위 아닌 이상
영화 [성덕]을 보고 오니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 내 앞에서 맨날 네가 부럽다, 세상 속 편한 인생이고 진짜 딱 너처럼 살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하는 어르신이 있다.
참으로 무례하신 말씀이다. 어디 한번 나처럼 살아보시죠 그렇게 편한가 소리가 절로 목구멍까지 치받치곤 하는데,
솔직히 할말이 없다.
진짜 존나 개고생을 하신 분이기 때문에.
거기다 대면 내 인생 진짜 속편한 게 맞긴 맞다.
입 잘못 놀렸다가 혹시라도 인생이 바뀌기라도 하면 진짜 좃,,
근데 나 이 얘기 여기다 전에 한 것 같다.
했던 것 같애 진짜로
아 했어 분명히 했던 얘기야
그간 쌓인 원한이 꽤 깊었나봐
휴 망했네
기억은 날라가고 원한만 남아
오라 디지털 치매라이프여

- 목표가 생겼을 때 감정의 낭비 없이 필요한 일을 즉각 행하는 분을 만났다.
툭하면 망했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으로서 정말 반성 많이 했다.
근데 그 분과 대화하면서 또 아…이러니 내가 망하지 하고 생각했다는 거.
어떤 사람이 부자들과 인터뷰를 하며 한 가지 공통점을 느낀 게 있는데,
그들은 절대 ‘나는 운이 없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농담으로라도.
망했군 히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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