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_쥬시팡을 또 하면 사람새끼도 아니라고 그렇게 이를 갈아놓고 결국 또 손을 댔다. 눈이 아프고 뻑뻑하다. 시력이 걱정될 정도로 떨어졌다. 머리를 감으면 저절로 염색이 된다는 샴푸를 비싼 돈 주고 사서 쓰는 중인데 검은 머리만 갈색이 됐고 정작 중요한 흰머리는 전혀 변화가 없다. 한달 개근하면 보상이 주어지는 앱테크 출석체크를 하루 빼먹었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땅을 치며 뒹굴었다. 운동 루틴이 완전히 무너졌다. 집밖을 나가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오징어게임]을 봤다. 내가 죽었다 깨나도 못 만드는 작품이 초대박나는 걸 언제쯤이면 담담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대기업 플랫폼이 자사에 연재하는 작가들에게 인공지능 웹툰 제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러프스케치를 하면 펜선을 따주고 채색도 자동으로 된단다. 완전히 도태되어 실직자가 되는 날이 이제 정말 코앞에 닥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good_그래도 쥬시팡을 2시간 정도밖에 안 했다. 술을 먹지 않았다. 5일간 한 푼도 쓰지 않았다. 예전에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돼서 3000원이 들어왔다. 뒤통수의 새치들이 금발로 변해있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제때 다 읽고 반납했다. 인공지능이 끝끝내 커버 못할 영역과 인공지능과의 협업을 통하여 개척 가능한 새로운 영역에 대해 한참을 고민했다. 딱히 뾰족한 결론은 못 냈지만 굶어죽을 때 죽더라도 굳이 서둘러 위축되지는 말자고 다짐했다. 변방의 오랑캐년이 씨발 가오가 있지 주눅들면 그냥 바로 뒤진 목숨인겨. 나를 열등감에 빠뜨린 뛰어난 인간들이 내 삶을 얼마나 재밌는 지옥으로 만들어줬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하고 싶은 것들을 떠올리면 여전히 즐겁다(몇 년 째 떠올리고만 있다는 자괴감만 제쳐둔다면). 작업할 때 밥 로스 아저씨 영상을 틀어놓으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걸 알았다. 잡곡밥에 채소된장국을 넣고 비빔밥을 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아보카도를 꽤 싸게 샀다. 엄마가 나한테 직접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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