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_글을 정말 너무 적게 쓴다. 열등감이 원인인데 글을 쓰면 쓸수록 구린 문장들이 계속 쌓이고 그 문장쓰레기더미가 열등감의 불쏘시개가 된다. 불안불안하더니만 결국 또 미니게임의 구렁텅이에 빠졌다. 쥬시팡을 8시간 하고 눈이 찢어지게 아파서 일 하나도 못하고 하루를 날렸다. 시력이 확 떨어지고 간헐적으로 눈알이 욱신거린다. 술은 여러 사람과 기분 좋을 때만 마신다는 철칙을 몇 년 만에 깨고 혼자 기분 개떡된 상태로 막걸리를 마셨다. 운동을 너무 안한다. 카레에 어렵게 구한 향신료를 넣어봤는데 참신하게 역겨운 냄새가 났다. 빵 떡 면이 너무 먹고 싶어 무엇에도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보유하고 있었던 가상화폐 중 하나가 날라가버렸다.


good_날씨가 계속 좋다. 구글 애드센스 승인을 받았다. 블로그에 1원 한푼이라도 생길 희망을 걸어두면 푼돈에 집착하는 내 성격상 포스팅을 좀 더 자주 하게 될 것 같다. 그래도 블로그에 뭐라도 쓰니까 글쓰기 재활도 되고 기분도 좀 나아졌다. 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한 게 두 권이나 들어왔다. 옥션에서 갑자기 2000포인트를 넣어줬다. 네이버포인트 100원 당첨됐다. 된장국을 끓여서 냉장고의 시든 채소를 깨끗이 처리했다. 절망적인 냄새가 났던 카레는 먹어보니 꽤 맛있었다. 델리만쥬와 정확히 반대되는 속성의 요리를 창조한 듯. 최소한 수면과 식사만큼은 수도승처럼 규칙적으로 하고 있다. 주변의 아픈 이들이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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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동 식자재마트를 구경했다.
형형색색 다양한 주전부리가 너무 많아
오히려 아무것도 못 집어들겠는 곳인데

이 물건에 시선이 멈췄다.

정체불명의 열매 그림과
미키마우스의 생뚱맞은 조합,

 

심지어 미키가 열매를 등지고 있어.
마치 갑자기 끌려와서 카메라가 어딨는지도 모르고
얼떨떨하게 홍보하는 모델처럼.
암튼 저 껍데기에 이상하게 꽂혀서 구입.
2500원쯤 했던 듯.

포장을 뜯다가 움찔했다.
안에서 즙이 새어나온 모양인지 겉에 뭔가가 끈적하게 묻어있다.

 

보이는 그대로의 맛.
단맛과 신맛이 두드러지는, 적당히 쫄깃하게 씹히는 젤리였다.
예상하지 못했던 지점은 약간 퀘퀘한 듯 생소한 잡내가 감돌았다는 거.

첫인상은 누가 봐도 엄청 불량식품인데
불량식품이라면 절대 일부러 첨가하지 않았을 퀘퀘함으로 인해
묘하게 자연유래성분이 함유된 건강기능식품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겉에 쓰여진 한자 果丹皮로 검색해봤다.
쓰고 보니 참 직관적인 이름이다. 과일의 붉은 껍질.
산사나무 열매로 만든 간식으로 궈단피라 읽는다.

중국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데
소화액 분비를 촉진하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아니 무슨 애들이 군것질로 소화제를 먹어.
대단한데 중국.


암튼 결론은 단맛과 신맛과 퀘퀘함의 조화
그리고 이에 설겅 씹히는 느낌이 좋아서(+효능도)
기회 되면 또 사먹을 것 같다.

-----------

집앞 화단에 쪼끄만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나무에
산사나무라고 써있어서 아 저게 궈단피 재료인가 했는데
이 산사와 그 산사는 다르다고.

 

얼마 전 건대 중국 식자재마트에서 발견한 산사열매 병조림(우측 상단),
과연 집앞 산사열매보다 훨씬 알이 굵다. 저것도 먹어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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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해서 흔들렸다.

 

건강식에 집착할수록
못된 음식에 대한 갈망도 심해졌다.
그 중에서도 유독 참기 힘든 것은
빵과 떡볶이와 닭강정이다.
모두 우열을 가리기 힘든 강적들이나
떡볶이가 아주아주 간발의 차로 1위.
떡볶이가 먹고 싶어지면 대책이 없다.
떡볶이 생각에 종일 갇혀버린다.

 

떡볶병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동생이 사준 떡볶이.
근데 이게 또 까다로운 것이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딱 그 맛을 먹지 못하면
진짜 세상 개좌절스러운 게 떡볶이라는 음식인데
이거는 92% 이상향에 근접한 맛이었다.
말랑한 떡과(엇 근데 쌀떡인지 밀떡인지 긴가민가
어쨌든 밀떡파인 내 입에 거부감 없었음)
매움보단 단맛에 방점이 찍힌 양념.
행복의 면사리와 축복된 오뎅.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떡볶이 절친 튀김만두.
튀김. 만두.
내가 환장하는 두 가지가 합체됐다.
아아
그런데

 

우연히 딴 블로그에서 봤는데
쇼트닝으로 튀겨냈다고 하네.
히익
쇼트닝이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움찔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게 쇼트닝은 트랜스지방 덩어리고
트랜스지방은 단순당과 더불어
현대 식생홯 최악의 빌런이기 때문에.

하지만 요새 부쩍 자주 느끼는 건
어떤 유익한 음식도 해로운 음식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맨날 새까맣게 태워먹고 삽으로 퍼먹으면 나쁘고
적당히 골고루 먹으면 괜찮다는 거.
특정 영양소에 대한 평가가 때에 따라
백팔십도 뒤집히는 일도 많고.
개인차도 정말 크고.

 

찾아보니 요즘 쇼트닝은
트랜스지방을 제거해서 나온다네.
(그게 무려 2006년 기사)
그리고 뒤이어 찾아낸 것은
기름의 종류보다 그것을 얼마나
여러 번 재사용했는가가 중요하다는 견해.
오메가쓰리가 넘쳐흐르는 고급 불포화지방도
콜라색깔 될 정도로 태워먹으면 소용없다고.
이 견해도 언젠가 뒤집힐까 궁금하다.
알고 싶으면 등산하고 풀뿌리 캐먹고
오래 살아야 되는데.

분식집에서 건강 따지는
부질없는 짓을 하며
즐겁게 먹었다.
동생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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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장면은 [홍녀] 2부 16화 빠르고 용맹스러울 촬(2)의 일부입니다.

[홍녀]는 코미코에 연재 중입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어요.

https://www.comico.kr/content/home/11gi19e802c4

 

[코미코] 홍녀

남자를 죽이지 마세요, 재활용하세요

www.com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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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_날씨가 좋다. 샹치를 봤다. 재밌었다. 양놈들 입맛대로 신비롭게 치장한 동양풍의 어쩌구가 미치게 좋아서 눈물이 줄줄 났다. 디즈니 주식을 2주 샀다. 동생이 테슬라를 태워주고 떡볶이와 튀김만두를 사줬다. 힘든 상황에서 각자 최선을 다해 사투를 벌이는 가족 모두를 존경하게 됐다. 존경하는 사람들을 가족으로 뒀다니 세상 복 받은 팔자라 생각했다. R이 살아있다. 살아서 규칙적으로 먹고 자고 운동하며 무언가를 끊임없이 보고 듣고 읽고 쓰고 그리고 있다. 백신 1차 접종  후 심각한 증상 없이 2주가 지났다. 집 근처에 대왕 카스테라집이 생겼다. 만화 원고 마감을 하고 음식글을 썼다. 하고 싶은 것들(새 만화, 글, 그림, 유튜브, 어학공부, 코딩공부, 금융공부)이 계속 떠오른다. 술과 게임과 나쁜 음식을 잘 참고 있다. 냉동칸에서 천년만년 굴러다니던 정체불명의 덩어리가 녹여놓고 보니 갈비탕이었다. 

bad_글 원고량이 지나치게 적다. 양과 질 모든 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 꼭 고점일 때만 주식을 사는 것 같다. 가족 중 내가 가장 쓰레기같이 인생을 낭비하고 있다. 가족을 존경하네 마네 이딴 오바싸는 소릴 하면 꼭 보란 듯이 속 뒤집어지는 일이 터지는데 괜한 방정을 떤 것 같다. R의 식습관이 무너질 조짐이 보이면(식단에 인스턴트 및 자극적인 음식의 비중이 슬금슬금 늘어난다거나) 신경이 심하게 곤두선다. 또 남의 글과 만화와 드라마를 보고 질투했다. 너무 질투가 나서 아예 손조차 못 대는 콘텐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술과 게임과 나쁜 음식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는 데에 너무나 많은 정신력이 소모된다. 쉬지 않고 일하는데 아무도 내가 일하는지 모른다. 다들 뭐하냐고 물어본다. 홍보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조차 한 개도 안 하는데 될까 모르겠다. 바닥난 자신감과 앞날에 대한 불안 때문에 어디에도 몰입이 안 된다.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갈수록 점점 더 연락을 못하겠다. 갈비탕이 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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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왜 이렇게 손톱이 빨리 자라나 했더니 시간이 빨리 가는 거였다.

_좀처럼 선택받지 못하는 이모티콘의 기분에 대해 생각한다.

_독촉하는 쪽보다 독촉받는 쪽이 그나마 적성에 맞는다.
독촉을 하려면 더 근면하고 강해야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_몇몇 작가들의 일상 뉴스레터(무료)를 신청했는데
단 한 명도 예외없이, 한두 달 전후로 업데이트가 불규칙해지다 감감무소식인 걸 보고 만감이 교차했다.
자기와의 약속, 돈 안 되는 마감은 나이롱채찍.
너무 잘 안다.

_그럼에도 요즘 제일 하고 싶은 건 남은 샌프란시스코 여행기 쓰기.
이걸 재개할 날만 기다리며 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억해주시는 M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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